Bartz v. Anthropic 판결, AI 학습의 Fair Use 인정과 실무 가이드
정당하게 구매한 책으로 학습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불법 다운로드한 700만 권의 책은 여전히 저작권 침해라는 것입니다. 이 역설적인 판결이 AI 개발자와 창작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이 획기적인 판결의 의미와 실무적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판사가 인정한 "역사상 가장 변형적인" AI 학습
Alsup 판사는 판결문에서 "우리 생애에서 보게 될 가장 변형적인 기술"이라는 표현을 무려 4번이나 사용했습니다.
"exceedingly transformative", "spectacularly transformative", "quintessentially transformative" - 이렇게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판사는 AI가 단순히 책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통계적 패턴을 학습하여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독자가 책을 읽듯이, AI도 모방이 아닌 창조를 위해 학습한다"는 비유는 이 판결의 핵심 논리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계와 인간의 학습을 동등하게 취급했다는 것입니다. 판사는 "기계가 학습한다고 해서 인간보다 불리하게 대우받을 이유가 없다"고 명시했죠. 이는 많은 법학자들이 우려했던 '기계 학습의 특수성' 논란을 일축한 것입니다.
또한 Claude가 학습 과정에서 책의 일부를 '기억'한다는 사실조차도 공정 사용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AI가 완벽한 복제 능력을 가진다는 미국 저작권청의 우려와는 정반대의 결론입니다.
✅ 변형적 사용으로 인정된 요소
통계적 패턴 학습을 통한 새로운 생성, 원저작물과 다른 목적의 활용, 창작 도구로서의 AI 활용, 지식 확장과 혁신 기여
⚠️ 여전히 주의해야 할 점
출력물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 필터링 시스템 구축 필요, 원저작물 직접 재현 금지, 상업적 경쟁 관계 회피
✅ 판사가 강조한 혁신성
"가장 변형적인 기술", 인간 창의성 증진 도구, 새로운 표현 방식 창출, 지식 민주화 기여
합법 구매 vs 불법 다운로드의 결정적 차이

Anthropic은 두 가지 방식으로 책을 확보했습니다. 하나는 정당하게 구매한 수백만 권의 책을 스캔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Library Genesis와 Pirate Library Mirror에서 700만 권을 불법 다운로드한 것입니다.
판사는 이 두 행위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합법적으로 구매한 책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단순한 포맷 변경"으로 공정 사용에 해당하지만, 불법 다운로드는 "본질적으로, 구제 불가능하게 침해적"이라고 선언했죠.
흥미로운 것은 Anthropic 내부 이메일에서 "법적/실무적/비즈니스적 번거로움을 피하면서 세상의 모든 책을 구하라"는 지시가 발견되었다는 점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중에 같은 책을 정식 구매해도 이전의 불법 행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판시입니다. "도둑질한 책을 나중에 구매한다고 해서 도둑질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판사의 말은 많은 AI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이는 "일단 학습하고 나중에 라이선스를 받으면 된다"는 일부 스타트업의 전략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Anthropic은 700만 권에 대해 각각 최대 15만 달러의 법정 손해배상을 물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1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금액입니다.
공정 사용 4요소 완벽 분석

판사는 공정 사용 4요소를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요소인 '사용의 목적과 성격'에서 AI 학습은 압도적으로 변형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책을 읽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패턴을 추출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목적이기 때문이죠.
두 번째 요소인 '저작물의 성질'은 유일하게 저작권자에게 유리했습니다. 소설과 논픽션은 모두 창작성이 높은 저작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요소는 전체 판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요소인 '사용된 양'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논리가 전개됩니다. 전체 책을 복사했지만, 수십억 단어를 학습해야 하는 AI 특성상 "합리적으로 필요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네 번째 요소인 '시장 영향'에서 판사는 파격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AI 학습용 라이선싱 시장이 존재하더라도, 이는 "저작권법이 저작자에게 부여한 정당한 시장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죠.
이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 경쟁 작품이 늘어난다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는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공정 사용 요소 | 판사의 판단 | 핵심 논거 | Anthropic 유불리 |
---|---|---|---|
1. 목적과 성격 | 극도로 변형적 | 패턴 학습을 통한 새로운 창작 | 매우 유리 |
2. 저작물의 성질 | 창작성 높음 | 소설/논픽션 모두 표현적 저작물 | 불리 |
3. 사용된 양 | 합리적 필요 | AI 학습 특성상 대량 데이터 필수 | 유리 |
4. 시장 영향 | 정당한 시장 아님 | 경쟁은 저작권 보호 대상 아님 | 유리 |
Thomson Reuters 판결과 정반대 결론의 이유

불과 몇 달 전 Thomson Reuters v. ROSS Intelligence 사건에서는 AI 학습이 공정 사용이 아니라고 판결났습니다. 왜 이렇게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을까요?
Thomson Reuters vs ROSS Intelligence 판결, AI 학습용 저작권 침해 경고
Thomson Reuters vs ROSS Intelligence 판결, AI 학습용 저작권 침해 경고⚠️ 본 가이드는 일반적인 저작권 지식을 제공하며, 구체적인 법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상황에서는 전문가와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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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up 판사는 이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ROSS는 "경쟁하는 법률 검색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Claude는 "생성형 AI"라는 것입니다. ROSS는 기존 법률 의견을 찾아주는 도구로 Westlaw와 직접 경쟁했지만, Claude는 완전히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저작권자가 정당하게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신선한 글쓰기"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Anthropic이 구축한 '가드레일' 시스템입니다. Claude는 학습한 책을 그대로 출력하지 못하도록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학습과 출력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에서 법원의 호의적 평가를 받았죠.
반면 ROSS는 Westlaw의 헤드노트를 거의 그대로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차이가 법적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개발자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단순히 학습하는 것과 학습한 내용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Thomson Reuters 사건
경쟁 법률 검색 시스템, 원본 거의 그대로 재현, 직접적 시장 침해, 공정 사용 부정
Bartz v. Anthropic
생성형 AI 시스템, 완전히 새로운 창작, 변형적 사용, 공정 사용 인정
핵심 차이점
경쟁 여부가 관건, 출력물 필터링 유무, 변형의 정도, 시장 영향 평가
개발자를 위한 안전한 AI 학습 전략

이 판결이 개발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AI 학습 자체는 합법이지만, 데이터 취득 방법이 핵심입니다.
첫 번째 원칙은 절대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Library Genesis, Sci-Hub, Z-Library 같은 곳에서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면 공정 사용 항변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정식 라이선스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OpenAI처럼 뉴스 기관과 계약하거나, Shutterstock처럼 AI 학습용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곳을 활용하세요.
세 번째 전략은 공개 데이터셋의 현명한 활용입니다. Common Crawl, Wikipedia, arXiv 같은 합법적 소스를 우선 사용하고, The Pile 같은 논란이 있는 데이터셋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는 기술적 안전장치 구축입니다. Anthropic처럼 학습 데이터를 그대로 출력하지 못하도록 필터링 시스템을 만드세요.
마지막으로 모든 데이터 소스를 문서화하세요. 법적 분쟁 시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중에 라이선스 받으면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데이터 출처 검증
불법 사이트 절대 금지, 정당한 취득 경로 확인
라이선스 확인
AI 학습 허용 여부, 상업적 사용 조건 검토
필터링 구축
원본 재현 방지 시스템, 출력물 검증 체계
문서화
모든 데이터 소스 기록, 취득 경로 증빙 보관
🛠️ 추천 도구 및 리소스
- Common Crawl - 웹 데이터의 합법적 아카이브, 페타바이트 규모
- HuggingFace Datasets - 라이선스가 명확한 데이터셋 허브
- AI Hub (한국) - 정부가 구축한 AI 학습용 데이터
- OpenAI Evals - 모델 평가용 벤치마크 데이터
- LAION - 오픈 AI 학습 데이터셋 (단, 저작권 확인 필수)
AI 산업의 미래를 바꿀 판결의 파급효과
이 판결은 AI 산업에 희망과 경고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희망적인 것은 AI 학습이 본질적으로 합법이라는 법적 확인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우리 생애 가장 변형적인 기술"이라는 판사의 평가는 AI 개발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경고도 명확합니다. 700만 권의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Anthropic이 직면한 천문학적 배상 가능성은 "빠른 성장을 위해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실리콘밸리 문화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해보면, 첫째로 데이터 라이선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Reddit-Google의 6000만 달러 계약처럼,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게 될 것입니다.
둘째, 합법적 데이터로만 학습한 '클린 AI' 마케팅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Adobe Firefly처럼 저작권 안전성을 내세우는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죠.
셋째, 데이터 출처 검증 기술과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입니다. AI 모델의 '데이터 계보' 추적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공정 사용 판결이 열어준 혁신과 책임의 균형점
Bartz v. Anthropic 판결은 단순한 법적 승리를 넘어 AI 시대의 새로운 사회 계약을 제시합니다.
Alsup 판사가 "기계의 학습권"을 인정한 것은 혁명적입니다. 17세기 인쇄술 발명 이후 저작권법이 등장했듯이, AI 시대에는 새로운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인식입니다.
판사는 "저작자는 다른 사람이 그들의 작품으로부터 배우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지식의 자유로운 흐름과 혁신을 중시하는 미국 법원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불법 복제에 대한 단호한 처벌로 "혁신도 정당한 방법으로"라는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판결이 기존 저작권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판사는 "AI 학습용 라이선싱 시장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정당한 시장이 아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출판사들이 구축하려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부정한 것입니다.
Authors Guild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불법 복제에 대한 손해배상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700만 권 × 15만 달러 = 1조 달러라는 이론적 배상액은 AI 기업들에게 "합법적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각인시켰습니다.
국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 판결은 미국의 AI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EU가 규제 중심으로, 중국이 국가 주도로 AI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미국은 "혁신 친화적 법 해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창작자들의 권리가 약화되면 장기적으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부 작가들은 "AI 학습 거부" 운동을 시작했고, 기술적으로 AI 크롤링을 차단하는 방법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도 큽니다. 이제 AI 기업의 실사(Due Diligence) 과정에서 "데이터 출처 감사"가 필수가 될 것입니다.
벤처캐피털들은 이미 "데이터 계보 증명서"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Anthropic Shield" 같은 보험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당한 데이터로 학습했음을 증명하면 법적 방어를 지원하는 서비스죠. 궁극적으로 이 판결은 AI 개발의 "품질 경쟁" 시대를 열었습니다. 더 이상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긁어모으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깨끗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AI를 만드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마치며
Bartz v. Anthropic 판결은 AI 개발자들에게 "녹색 신호"와 "빨간 신호"를 동시에 보냈습니다. AI 학습이 "역사상 가장 변형적인 기술"로 인정받은 것은 혁신의 문을 활짝 열었지만, 700만 권의 불법 다운로드가 초래한 위기는 "정당한 방법"의 중요성을 일깨웠습니다.
이제 "빠르게"가 아닌 "올바르게"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데이터의 출처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며, 정당한 라이선싱을 추구하는 것 - 이것이 지속 가능한 AI 개발의 길입니다.
Alsup 판사의 말처럼, 우리는 정말로 "생애 가장 변형적인 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이끌 개발자와 창작자 여러분, 혁신과 책임의 균형을 잊지 마세요.
참고문헌
² Wiggin and Dana LLP, "Bartz v. Anthropic: First Court Decision on Fair Use Defense in LLM Training" (June 30, 2025)
³ ArentFox Schiff, "Landmark Ruling on AI Copyright: Fair Use vs. Infringement in Bartz v. Anthropic" (June 30, 2025)
⁴ NPR, "Federal judge rules in AI company Anthropic's favor in landmark copyright infringement lawsuit" (June 26, 2025)
⁵ The Authors Guild, "Mixed Decision in Anthropic AI Case" (June 26, 2025)
⁶ Fortune, "AI training is 'fair use' federal judge rules in Anthropic copyright case" (June 24, 2025)
자주 묻는 질문 (FAQ)
Q: ❓ Bartz 판결이 모든 AI 학습을 합법화한 건가요?
Q: ❓ 왜 Thomson Reuters 사건과 정반대 결과가 나왔나요?
Q: ❓ 웹 크롤링으로 수집한 데이터는 사용해도 되나요?
Q: ❓ 이미 불법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Q: ❓ 한국에서도 이 판결이 적용되나요?
Q: ❓ 오픈소스 데이터셋은 모두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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